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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편지

글 · admin


그녀는 편지를 쓰기로 했다. 마지막 편지를.

종이를 꺼내기 전, 오래된 만년필의 뚜껑을 열었다.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어째서인지 안도감을 주었다. 아직 쓸 수 있다는 것. 아직 전할 수 있다는 것.

만년필과 편지
오래된 만년필 — 아직 쓸 수 있다는 것

'당신에게'라고 쓰고 멈추었다. 당신이 누구인지 생각했다. 이름을 떠올렸고, 얼굴을 떠올렸고, 그 사람의 습관까지 떠올렸다. 커피를 마실 때 항상 왼쪽 눈을 먼저 감는 것. 웃을 때 약간 기울어지는 고개.

'당신에게, 나는 괜찮습니다.'

한 줄을 더 쓰고 나서 그녀는 펜을 내려놓았다. 괜찮다는 말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몰랐다. 괜찮다는 말 안에 괜찮지 않았던 모든 날들이 접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.

편지를 접은 뒤 봉투에 넣지 않았다. 봉투에 넣으면 보내야 하니까. 보내는 대신, 책갈피처럼 책 사이에 끼워 두었다. 언젠가 누군가 이 책을 펼치게 될 때, 이 편지를 발견하게 될 때, 그때 닿기를.

그것이 마지막 편지의 올바른 전달 방식이라고 그녀는 믿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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