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솔길· ·1분 읽기 ·0 읽음

오래된 우산

글 · 백도현


현관에 우산이 너무 많다. 그중 절반은 살이 부러졌거나 손잡이가 헐겁다. 그런데도 버리지 못한다.

우산에는 각자의 비가 묻어 있다. 첫 출근 날의 소나기, 누군가를 배웅하던 밤의 가랑비, 혼자 맞기로 한 어느 오후의 장대비.

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, 그 안에 접어 둔 시간을 차마 펼칠 수 없어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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